첫날 밤, 곡예운전 차에서 새우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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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첫 방문 가정인 부나완부왕의 가족들과 아쉬운 작별을 한 뒤, 우리를 태운 차량은 어둠이 짙게 깔린 비포장도로를 가르며 다음 방문지인 안디 집으로 향했다. 이주노동자인 안디의 집은 수도 자카르타를 가로질러 남쪽으로 366km 정도 가야 한다.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밤새 달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정기 센터장이 다음날 일정을 알려줬다. 이 말은 달리는 차량에서 노숙을 해야 한다는 것. 인도네시아에서 보내는 첫날 밤 부터 차 안에서 노숙이다. 우리를 태운 차량은 12인승 승합차로 100kg이 넘는 짐, 운전기사와 봉사단 6명이 타기에 딱 적당한 공간이었다. 그렇기에 차 안에서의 새우잠은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일반 승용차에 비해 승합차의 승차감은 언급하지 않아도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잘 아실 것이다. 게다가 피곤에 찌든 몸을 가누기에 힘든 의자, 다리도 편하게 펴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달리는 차 안에서의 새우잠은 최악이었다. 첫날부터 강행군에 지쳐서인지 하나둘씩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반면 이 센터장은 ‘사랑의 배달부’의 여정에 처음 동행한 운전기사 바유스씨의 운전 솜씨와 길 안내가 못 미더웠는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한 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사실 봉사단의 안전과 모든 여정을 직접 챙겨야 하는 이 센터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고 피로감은 우리보다 더했다. 흔들리는 차와 비좁은 차안이 불편해 선잠으로 자다 깨다를 반복했던 나는 창문 밖으로 보이는 인도네시아의 도로 야경을 흐릿한 눈으로 주시하며 새우잠의 불편함을 달랬다. 인도네시아의 고속도로 야경은 낮보다 더 역동적이다. 중앙 분리대가 없는 양방향 2차선으로 쉴 새 없이 지나가는 대형 트럭들. 사람들을 실은 버스나 자가용보다는 대부분 짐을 가득 실은 대형 트럭들이 길게 줄을 선 듯 좁은 고속도로를 질주했다. 우리 차는 대형 트럭의 행렬 사이를 추월하는 곡예 운전으로 속도를 냈다. 대형 트럭 뒤만 따라서는 일정을 맞추기 힘들었기에 곡예 운전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몇 시간째 반복되는 곡예 운전에 반대 차선의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할 뻔한 아찔한 순간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사랑의배달부호’는 목적지를 향해 숨 가쁘게 달렸다. 얼마나 달렸을까! 어느새 창문 밖은 딴 세상으로 변했다. 고속도롤 벗어난 듯 했다. 이른 아침의 상쾌한 공기 속으로 펼쳐진 넓은 평야가 새우잠에 찌든 우리의 피로를 씻어주는 듯 했다. 8월3일 저녁 9시쯤 부나완부왕 집에서 출발한 우리는 다음날 오전 8시45분에 두 번째 방문 가정인 안디 집에 도착했다. 장장 12시간이나 걸린 셈이다.
이어 한국으로 가져갈 가족들의 영상 메시지 촬영이 끝난 뒤, 그들은 땀과 피로에 흠뻑 지친 우리들에게 흔쾌히 샤워실도 내주고 먹음직스러운 아침 밥상도 차려 줬다. 아침 식사를 먼저 마친 택시기사 최연수씨는 동네 아이들에게 갖가지 색깔의 풍선을 나눠주며 알듯 모를 듯 한 말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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