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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여행학교/제4기 세계로 여행학교

<2014년 제4기 세계로 여행학교 이정기 센터장님의 인사말>

 

 

인   사   말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장 이정기

 

조율조차 안 된 악기에 갈팡질팡 어린 단원들을 데리고 쳄버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연주를 시도하겠다는 지휘자가 있다면 그건 분명 무모한 도전일 겁니다. 그렇습니다. 기존의 생각대로라면 분명 세계여행학교는 무모한 도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도전이란 애초부터 무모한 것입니다. 비록 모험과 위험이 따르더라도 좋은 도전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능력을 한껏 발휘하게 만드는 도전, 단기간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도전, 완성의 과정을 보여주는 도전, 경험과 성취감을 공유할 수 있는 도전은 애당초 경험해볼 수 없을 것입니다.

사실 세계여행학교는 아주 정교한 프로그램입니다. 인솔자가 단지 해외 몇 번 갔다 왔다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해외 현지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를 필요로 하고, 청소년 교육에 대한 나름의 이해와 철학, 국내외에서의 행정적 실무 능력, 안전을 위한 철저하고 체계적인 준비와 계획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 세계여행학교는 누구나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인 것도 사실입니다. 이것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하면 진행자는 그만큼 부담감이 큰 프로그램이 됩니다.

참가자들의 입장에서도 세계여행학교는 어쩌면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고난과 시련(?)의 순간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손으로 뒤처리를 해야 하는 화장실 문화, 낯선 잠자리, 생소한 음식들, 덥고 좁고 불편한 긴 이동, 가진 자의 우월의식과 아시아의 이웃에 대한 편견에 대한 반성, 언어절제와 공동체 의식의 강조는 사실 참가자들의 행동에 어려움을 가중시켰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4기 참가자들에게 칭찬과 감사를 보내는 것은 이러한 어려움에 대한 의연한 대처를 봤기 때문입니다.

이번 4기에 참가했던 10명의 청소년들은 이제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평생 간직하게 될 소중한 이야기 속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를 환대해주셨던 이주노동자의 가족들, 십대라는 공감대 하나로 통했던 인도네시아 파트너, 자바 전통결혼식에서의 어색함과 불편함, 강당이 떠나갈 듯한 고등학생들의 우렁찬 목소리, 힐라스쿨에서 만난 아프가니스탄 아이들, 충격자체였던 킬링필드 그리고 여행기간 내내 함께했던 팀원들... 이제 4기 팀원들에게 있어 세계여행학교는 단순한 공정여행의 의미를 뛰어넘어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흥미진진한 이야기보따리가 될 것입니다.

이제 세계여행학교는 끝났습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에겐 이제부터 새로운 도전이 펼쳐질 것입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질풍노도의 시기이지만 이제껏 잘했듯이 앞으로도 잘 견뎌낼 것이라 믿습니다. 앞으로 불과 10년 후를 내다본다면 누구는 UN에서 국제 활동가로, 또 누구는 캄보디아의 국가 전력난을 해결하는 기술자로, 전 세계 문맹퇴치를 위해 애쓰는 교사로, 그렇게 인류를 위해 애쓰는 위대한 인물들로 다시 만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그 새로운 도전에 용기 있게 뛰어들 우리 친구들을 생각해보며 함께 응원해주신 부모님들, 공동주최기관으로 애써주신 진주YMCA와 협력기관인 ()뉴스사천, 문화교육연구소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2014.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