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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언론보도자료

배움향한 결혼이민여성들의 열정 '누가 말려'

 

 

 

대한민국 남성과 결혼하면서 한국을 찾은 여성. 흔히들 결혼이민여성 또는 결혼이주여성이라 부른다. 이들을 향해 ‘위장결혼’이라는 색안경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지만 상당수 결혼이민여성들은 자식을 낳고 시부모 공양하며 오순도순 가정을 꾸려나간다.

다만 불편이 있다면 언어 장애와 직업을 갖는 일. 결혼이민여성들의 한국생활과 정착을 돕고 있는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줄여 다문화통합센터)는 일찍이 이 문제의 중요성을 깨닫고, 그들에게 우리말 교육을 해왔다.

그러나 한계에 부딪혔다. 중국 조선족의 경우처럼 아무리 우리말을 잘 한다고 해도 기존 학력을 인정받기가 무척 어려워 고등교육을 받는다든지 전문직업을 갖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다문화통합센터는 이들에게 한국에서의 새로운 학력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그것은 바로 검정고시. 2010년 3월에 처음 문을 연 검정고시반은 전문교육을 통한 취업을 갈망하던 결혼이민여성들에겐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었다.

배움을 향한 갈증이 그리도 컸던 것일까. 검정고시반이 가동한지 1년 만에 결혼이민여성 4명이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우리말도 서툰 과정에 이뤄낸 쾌거였다. 또 이들 중 2명은 초중고 졸업과정을 1년 만에 모두 통과하는 기염을 토했다.(관련기사 <‘말도 서툰데..’ 초중고 1년 만에 통과>)

 

다문화통합센터 검정고시반은 올해도 ‘일’을 냈다. 고졸, 중졸 등의 검정고시를 여러 명이 통과한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연화(31세) 씨다. 이 씨는 2004년 6월에 사천시에 거주하는 정종수(44세) 씨와 결혼해 8년째 농사를 지으며 가정을 꾸리고 있다. 자녀 둘을 둔 그는 한국사회에서 두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전문적인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고졸 학력이 꼭 필요함을 깨달았다.

중국에서 성장할 당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던 그지만, 지난해 7월 다문화통합센터의 검정고시반에서 공부를 시작해 10개월 만에 고졸 학력을 따냈다.

이번 검정고시에서는 이 씨 말고도 베트남 출신 김미항(31세), 중국 출신 정화월(41세), 김순애(27세), 한미숙(34세), 김향란(20세) 씨도 중졸 또는 중입 학력을 얻게 됐다.

 

다문화통합센터가 결혼이민여성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정기 센터장이 개발한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에 있다.

이를 들여다보면, 1단계 ‘한국어교육(기초/중급/심화)’, 2단계 한국어교육의 연장선에서 ‘컴퓨터와 운전면허교육’, 3단계 직업사회 진출 조건이 되는 ‘학력취득 교육’, 4단계 자신의 미래를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전문직업 교육’ 등 4단계로 나뉘어 있다. 무엇보다 ‘다문화가족의 성공적 정착’에 초점을 맞췄음을 이 센터장은 강조한다.

그 결과도 풍성하다. 배움의 시간을 갖는 것조차 어려운 형편이었던 결혼이민여성들임에도 간호조무사 2명, 보육교사 3명을 탄생시켰다. 그것도 ‘국내 최초’라는 자랑스런 수식어를 달았음이다.

결혼을 위해 머나먼 땅 한국을 택한 결혼이민여성들에게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가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은 교육 받을 기회, 직업 가질 기회를 넘어 화목한 가정을 탄생시키는 주춧돌이 되고 있다. 물론 결혼이민여성들의 배움을 향한 열정이 그 바탕에 있음이다.